중독 치유 길라잡이

제4회 중독의 시작 - 대상에 대한 병적인 집착

관리자
202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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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물질이나 행동과 맺는 관계는 종종 “편의 따라 맺는 관계”다. 이는 우리가 삶을 더 쉽고 더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의 편의 따라 물질을 이용한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 쇼핑, 술과 같이 중독자들이 중독되는 물질이나 행동과도 단순히 편의에 따라 관계를 맺는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런 관계를 맺으면서 대상과 정서적인 유대를 느끼거나 친밀하다고 착각하지 않는다. 다른 것에서도 그만한 만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독자의 경우에는 이러한 관계를 통해 자신의 정서적이고 친밀한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하면서 물질이나 행동이 그 사람에게 점점 더 중요해진다. 결국 그것은 중독자에게 가장 중요한 정서적 관계로 자리 잡는다, 그들은 기분 변화를 체험하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정서적인 욕구가 충족되었다고 믿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다. 사람이 정서적 안정을 위해 물질이나 행동을 찾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그때부터 그 대상과 중독 관계를 형성하는 기초를 쌓는 것이다. 약물 의존 분야에서 발달한 중독의 정의를 ‘그레이크 네켄’은 “중독은 물질이나 행동을 대상으로 애정과 신뢰를 쏟는 병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한다.

알코올중독은 질병이다. 알코올중독은 치명적인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시지 않을 때는 건강한 사람과 외형상 조금도 다름이 없고, 잘못된 음주문화 때문에 그 병리 현상을 간과한다.

사람들은 거의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판단한다. 정상적인 술꾼들의 경우 자신들은 마실 수도 있고, 안 마실 수도 있다. 또 마시다 과음할 것 같으면 얼마든지 음주를 중단할 수 있다. 이것이 불가능한 사람들을 알코올중독자라고 진단하기보다는 의지박약자쯤으로 치부한다.

중독자는 오랜 음주로 이미 뇌신경이 변화되어 한 방울의 술만 마셔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더 많은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가 항진되며, 이 욕구를 자신의 의지로 제어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중독자는 한번 음주를 시작하면 곡기를 끊고 더 이상 마실 기력이 소진되는 탈진 상태에 이를 때까지 술을 마신다. 그리고 며칠의 금주 상태에서 회복기를 가진 다음 신체가 회복되면 다시 마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정상적인 술꾼들은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알코올중독을 질병이라기보다 의지박약, 결단력 부족, 또는 도덕적 타락 정도로 치부한다.

중독자 가족에게도 문제가 발생하며, 이것이 중독 치료의 큰 장해가 된다. 가족 중 중독자가 발생하면 이를 철저히 숨긴다. 외부에 이런 사실이 드러나면 집안 전체의 불명예가 된다고 믿기 때문에 숨기고, 감싼다, 가족병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내일이면 괜찮겠지 하며 막연히 회복을 기대하나 환자는 점점 더 악화되어 갈 뿐이다.

저도 정신병원의 입원 상담까지 마치고 실제 입원하기까지 무려 2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사람들이 가장 가기 싫은 곳이 경찰서와 병원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일반 병원이 아니 정신병원의 입원은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 결과 그 후유증은 심각했으며, 회복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고, 또 큰 노력이 필요했다,

왜 이런 실수를 할 수밖에 없을까? 문제는 여기에 있다. 알코올중독자는 중독자 특유한 심리적 특성상 또 교묘한 본능적 방어기제로 환자임을 부정하고, 가족은 이 병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는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된 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중독자가 치료받지 아니하고 계속 술을 마신다면 온갖 합병증으로 40%는 5년 이내에 사망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많은 사람은 병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왜 알코올중독은 질병일까? 장황하게 의학적 견해를 소개할 필요도 없다. 이치는 간단하다. 계절이 바뀌고 일기가 불순해지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감기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수십 번도 더 감기를 경험할 것이다.

이런 감기의 경우 치료받지 아니하고 마음만으로, 회복하겠다는 의지만으로, 결심만으로 회복된 예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병원을 찾고, 약국을 찾는다. 치료받지 아니하고 의지력이나 결심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면 그것은 질병이 아니다. 그래서 감기를 질병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 알코올중독도 질병인 것이다.

알코올중독의 증상은 어떠한가? 술꾼들 중 어떤 사람은 어떤 한계를 넘어서면 애주가가 중독자로 변한다. 한번 중독자가 되면 사실상 음주를 시작하면 음주 조절이 불가능해진다. 적정량의 음주에서 마시기를 중단하는 것도, 술을 끊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자신의 음주에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온갖 방법으로 술을 끊으려 하나(사실은 끊으려는 것이 아니라 조절 음주를 시도한다) 그것은 마음일 뿐 하루도 술 없이 삶을 지탱하지 못한다. 술에 의존된 상태 즉, 술의 노예가 된 것이다.

이런 병리 현상을 보이는데 어찌 알코올중독을 질병이라 아니할 수 있겠는가?

알코올중독을 질병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줄 한마디,

“모든 배움에 장애가 되고, 인생을 끊임없이 무지(無知)에 머물게 하는 원칙은 연구도 하기 전에 자기 의견을 고집하는 것이다.”

--- 허버트 스펜서


아무리 오래동안 술을 마시지 않아 술을 끊었다고, 또 중독에서 회복되었다고 믿어도 한 잔의 술만 들어가면 다시 중독이 시작되어 치료받기 전의 상태로 순식간에 돌아간다. 10년이나 20년 단주생활을 하다 한잔 술에 재발해 병원에 실려 오는 환자도 가끔 만난다. 일반 질병의 경우 의사는 완치를 장담하며 퇴원을 종용한다. 간암으로 간 이식 수술을 받은 친구가 있었다. 명문대 건축학과를 나와 건축 설계사무소를 경영하는 그는 경제적 여유가 있었다. 그는 병원에 더 머물며 요양도 하고 싶었으나 수술 대기 환자들에게 밀려 퇴원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일반 질병은 완치 판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신질환이나 알코올중독증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으므로 어떤 유능한 의사도 완치 판정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고작 한다는 소견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조금 부족하다. 퇴원 후 잘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라고 권면한다. 이렇게 재발이 무서운 질병이 알코올중독증이다.

 

중독자는 고의적(故意的) 무지(無知)를 추구하는 특성이 있다. 알코올중독의 무서움을 알게 되면 두려워 술을 마실 수 없으므로 마시기 위해 배울 기회를 제공해도 한사코 배우려 하지 않는다. 이런 증상은 무의식 상태에서 일어난다.

알코올중독 치료의 유일한 방법은 교육이라는 전문가의 견해를 거부하는 알코올중독자들의 강고한 고집이 치료를 불가능하게 한다.

 

먹어보지 않고 저 음식은 맛이 없어 하고 말하는 모순의 극치. 이것이 알코올중독에 관한 일반인들의 몰이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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