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치유 길라잡이

제32회 알코올이 구강 및 식도에 미치는 영향

관리자
2024-08-05
조회수 289

알코올중독의 신체 질환을 알아본다. 알코올을 주사로 혈관에 직접 투여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술꾼들은 마시는 즐거움, 취하는 즐거움 때문에 입으로 마시게 마련이다. 입을 통하지 않고는 달리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모든 음식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열려 있는 구강과 식도가 즐기는 술로 인해 병의 시발이 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특히 술을 마실 때에는 구강과 식도 보호에 유의해야 한다. 의학계의 보고에 의하면 음주로 인하여 구강, 혀, 인두(咽頭 ; 위로 비장, 앞으로 구강으로 이어지고, 식도 및 후두에 접속된 깔때기 모양의 근육성 기관), 식도의 질환이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실제 50대 후반의 남자가 알코올중독증으로 진문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이미 술로 인하여 식도암이 발생하여 수술 치료를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외과병원에서 퇴원하고도 계속적인 폭음을 중단하지 않았다. 4개월에 걸친 중독증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나 재 음주로 식도암이 재발하여 목숨을 잃는 불행을 당했다.

술은 음료일 수가 없다. 사전에는 물, 술 등 마시는 것을 총칭하여 음료라 부른다. 그러나 주세법상으로는 일정량의 알코올 성분이 함유되면 음료가 아닌 주류로 분류한다. 그리고 높은 세금이 부과된다.

음료의 기능은 술과는 전혀 다르다. 목이 마를 때 갈증을 해소시켜 주고, 인체가 요구하는 수분 공급을 충족시켜 주는 식이성(食餌性) 음료로 꿀물, 주스, 드링크제 등일 수밖에 없다.

술꾼들은 흔히 갈증 해소에는 시원한 맥주 한잔이 으뜸이라고 주장한다. 한여름 찌는 듯한 염천의 삼복더위에 많은 땀을 흘리고 나면 조갈이 찾아온다. 이런 심한 갈증에 냉각된 맥주 한잔이면 갈증을 해소해 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기운도 새로 솟게 해주는 것 같이 느껴진다. 이것이 과학으로 입증할 수 있는 사실일까?

그것은 사실이다. 저도 월남전 참전 당시 건기의 무더위에 엄청 시달렸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곳이라 부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부채에서는 더운 바람만 나올 뿐이었다. 그때 터득한 요령이 냉각된 맥주였다. 일선 전투부대에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으니 물론 냉장고도 사용할 수 없었다.

부대 PX에 24캔에 2불 40센트의 캔맥주는 차고 넘쳤다.한 캔에 겨우 10센트였으니 우리 돈으로 40원으로 매우 저렴했다. 국내에서는 빘까서 마시지 못하던 맥주였으나 이를 냉각시킬 방법이 없었다. 냉각되지 않은 맥주는 오줌 맛이 났다.

우리는 고심 끝에 해결책을 찾아냈다. 물론 주범은 천하의 술꾼인 나였지만. 그것은 부대장의 엄한 처벌을 각오한 아주 위험한 발상이었다. 부대장 지프에 딸린 차량용 소화기를 잠시 훔쳐내 캔맥주를 냉각시키는 방법이었다. 그것은 생각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 캔맥주에 차량용 소화기를 발사하면 1분도 걸리지 않아 순식간에 냉각되었다. 그렇게 냉각된 캔맥주 한 캔이면 물은 마셔도 마셔도 해소되지 않던 조갈이 씻은 듯 해소되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나중에 그 사실이 발각되어 곤욕을 치르기는 했지만.

알코올은 왜 이렇게 타는 듯한 조갈 해소에 약리 효과를 발휘할까? 그것은 우리의 위장 기능 때문이다. 위장은 소화 기능만 있지 흡수 기능은 전혀 없다. 물 한 방울도 흡수하지 못한다. 우리가 마신 물은 위장을 거쳐 소장과 대장으로 내려가야 비로소 흡수가 시작된다. 마신 물이 이렇게 장으로 내려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냉수를 마셔도 당장 갈증은 해소되지 않는다. 그러나 알코올의 경우는 물과는 다르다. 알코올은 침투성이 강하다.

우리가 병원에서 주사를 맞을 때 알코올을 적신 솜으로 주사 맞을 부위를 문질러 소독한다. 그것은 알코올이 피하에 침투된 세균도 알코올의 침투로 살균 작용을 한다. 이렇게 강한 침투력으로 알코올은 위장에 들어가자마자 위벽 점막을 뚫고 침투한다. 물론 수분도 함께 침투한다. 그러니까 타는 듯한 갈증도 순식간에 해소되는 것이다.

맥주는 4%의 알코올과 나머지는 수분으로 만들어진다. 그 수분이 처음 마실 때는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해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수분과 함께 흡수된 알코올이 뇌 속에 있는 뇌하수체 후엽의 항이뇨중추를 억제하여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알코올 1g당 7㎉의 열량을 발생시켜 체열을 발산하게 되며, 이 때문에 몸이 더워지면서 땀을 내게 하여 수분을 소비한다. 오히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전보다 더욱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된다.

알코올은 음료가 아니고 에탄올(ethanol ; 에틸알코올)이라는 독극물에 속하는 화학물질을 희석하여 포장한 액체일 뿐이다. 이런 독극물인 알코올이 인체의 구강 점막과 인두, 혀, 식도 등에 접촉되었을 때 화끈하고 짜릿한 쏘는 자극을 받게 된다. 이때 조직 속에서 탈수기전이 일어난다. 세포 조직 속의 수분을 알코올이 탈취해 가는 것이다.

인체의 조직은 85% 내지 90%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분을 탈취당한 조직에서는 화학적 자극과 탈수 현상이 동시에 일어난다. 이런 현상은 술잔을 기울일 때마다 반복 가중된다. 또 음주할 때 담배를 함께 피우면 상승 작용이 일어나 염증과 암화(癌化)가 가속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알코올을 과다하게 섭취했을 경우 비타민A와 비타민B 그룹이 파괴될 위험성이 높고, 병변(病變)은 가일층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즉, 설암, 구순암, 식도암 등의 발생률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술과 담배를 계속했을 경우 전체 음주자의 12%(미국 통계)가 구강암으로 발전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여기에 특이한 증상을 소개한다.

 

말로리 웨이즈 증후군

보드카나 위스키, 브랜디, 고량주 등과 같은 도수 높은 술을 폭음하거나 과음했을 경우 갑작스러운 토기(吐氣)와 토혈(吐血)을 일으키는 일이 있다. 음주 기간이 긴 만성 알코올중독자의 경우에는 이보다 도수가 낮은 술로도 이런 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세는 알코올중독자들 사이에 흔히 일어나는 위험한 질병으로 말로리 웨이즈 증후군(Mallory Weiss Syndrome)이라 부른다. 1976년 알코올 전문 연구가인 나위(Knauer)는 말로리 웨이즈 증후군의 77.5%는 알코올 때문에 발병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나도 이 말로리 웨이즈 증후군을 경험했다. 당시 나는 심한 알코올중독 상태를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런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나는 술로 인하여 경제 활동은 전혀 하지 못했다. 가정 경제는 궁핍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나의 사정을 보다 못한 동생의 권유로 시 외곽의 빈 점포를 얻어 아내가 조그만 분식 가게를 열었다. 그런 상태에서 병원 치료는 언감생심 엄두조차 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건강 상태도 스스로 진단했다. 나의 간장은 이미 간경화를 지나 간암으로 진행된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이대로 죽을 날만 기다리며 아내 몰래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러던 날 이른 아침이었다. 전날 밤 마신 술로 숙취에 시달린 나는 아내 몰래 집을 빠져나와 두어 블록 떨어진 구멍가게에서 소주 한 병을 사고, 그것을 마시기 위해 한산한 골목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술병의 뚜껑을 따고 단숨에 반병 분량의 술을 들이켰다. 그리고 남은 반병의 술을 마저 마시려 할 때 위장에서부터 무엇인가가 울컥하고 치밀어오르며 목구멍을 통해 검붉은 피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상당한 양이 피였다. 토혈은 잠시 뒤 멈추어졌다.

나는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올 그것이 오는구나. 이제 멀지 않아 이 한 많은 세상 이별하는구나 하고 체념하니 의외로 담담했다. 나는 피 묻은 입을 닦고 남은 반병의 술을 다시 위장에 쏟아부었다. 그리고 쪼그리고 앉아 잠시 숨을 골았다. 이번에 위장으로 들어간 술은 토혈을 일으키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 화장실에서 한번 그리고 또다시 화장실에서 피를 토하는 모습을 아내가 보고 말았다. 그리하여 동네 내과에서 약을 처방받고 토혈이 멈추어졌다. 그것은 기적이었다. 그렇게 쉽게 멈출 토혈이 아닌데 돌팔이 같은 처방으로 멈추어진 것인 기적이었다. 이 사건이 시발이 되어 정신병원까지 가게 되었다.

이 병은 도수 높은 술을 마셨을 경우 위의 바로 상부에서 관문 역할을 하는 분문(噴門)과 식도 인접 부위의 점막이 강한 알코올에 접촉됨으로써 화학적 자극을 받아 미란(靡爛) 상태의 가벼운 손상을 입게 되는 데서부터 일어나는 증후군이다. 여기서 음주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하면 점막 하근층이 파열을 일으키게 되며, 점막 하동맥도 따라서 파열을 일으켜 무서우리만치 대출혈을 가져온다.

상처는 더욱 확대되고, 뇌 속의 구토중추는 질서 있는 명령을 내리지 못해 구토 반응 계통이 깨어지게 되면 구토와 횡격막의 상관관계도 통제를 잃어버려 분문부에서 식도를 향하여 타격적 역상 운동이 일어남으로써 손상 부위의 출혈은 한층 더 심하게 된다. 환자는 이와 같은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심한 빈사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누구나 당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응급조치만 적절히 취하면 사망에 이르지는 않는다.

이 증후군의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에 이송하였다 할지라도 경험 있는 유능한 의사가 아니면 출혈과 구토의 원인을 가려내기가 그리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먼저 환자에게 점적주사를 실시하면서 출혈의 부위와 병의 종류를 가려내야 한다. 알코올성 간경화증에서 흔히 오는 식도정맥류의 파열인지, 위궤양이나 위암에 의한 출혈인지 등을 구별하기 위해 내시경 검사를 우선적으로 실시하여 말로리 웨이즈 증후군이라는 진단이 확정되면 지혈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최근에는 완고한 출혈을 제외하고는 내시경 관찰로 무수(無水) 알코올을 출혈부에 바르면 알코올의 탈수 작용으로 혈액 응고에 도움을 주어 지혈이 기능하다고 한다.

0 0